야간비행

from Diary 2007. 5. 18. 21:52
#1,
 예전에 하이텔이라는..
 지금의 고등학생 이하로는 거의 알지도 못할 그런 VT기반의 PC통신에 채팅방에는
 야간비행 이라는 곳이 있었다.

 아니.. 사실 채팅방인지 게시판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시절은 지금처럼 초고속망이 아닐뿐더러...
 
 그시절 28K 모뎀이면 초고속 모뎀축에 끼던 시절이었다..
 VT PC통신의 절정이 지나고 황혼에 이를때쯤
 진정한 초 고속 모뎀 56K가 나오고 그 내리막길을 걸었고,
 통신 요금도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엄청나게 저렴해진 셈이다
 1도수당 45원정도 했었으니...
 그땐 야간정액 시간제 정액으로 한달 2~3만원씩 했으니..

#2,
 지금 듣는 음악이 이병우씨의 '야간비행' 이라는 곡이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생텍쥐베리의 야간비행이 생각나기보다는..
 야밤에 이야기 띄우고 ath0 명령을 친다음
 atdt 014xy 로 전화를 걸어 아무도 몰래 밤새 채팅하고 게시판을 돌아다녔던 그시절
 생각이 난다..
 지금도 불꺼진 칠흑같이 어두운 내방에 새파란 터미널 화면을 두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나의 청소년기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3,
 그때 이후
 온라인상으로 사람들을 사귀는게 꽤나 힘들어진듯한 기분이 든다
 VT가 서서히 사장되고
 정액의 저렴한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궂이 PC통신을 가입 안해도 인터넷을 즐길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부터..
 (물론 이전엔 SLIP/PPP 라는 방식으로 다이얼업 - 모뎀 - 을 통해서 인터넷을 즐겼었다)
 어느새 사람들은 하이텔,천리안,나우누리,유니텔의 PC통신을 즐기기보다는
 세이클럽이라는 홈페이지에서 채팅을 즐겼고
 야후, 심마니 라는 곳에서 자료를 검색했으며
 여러 자료실에서 프로그램들을 받기 시작했다

#4,
 나역시,
 세이클럽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야후, 심마니 라는곳에서 자료를 검색했으며
 한메일, 네띠앙을 통해서 이메일을 주고받았으나
 하이텔의 게시판에서 유용한 자료를 찾는게 더 좋았고
 하이텔의 pds에서 프로그램들을 받는게 더 좋았고
 하이텔의 동호회/소모임 사람들을 만나는것이 더 좋았다
 뭐랄까.. web은 화려했지만 차갑고 싸늘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5,
 향수는 향수일뿐이지만..
 뭐랄까..
 그시절 그 기억이 어렴풋이 그리워지는건 나뿐인걸까..?
 
- 다음이나 다른 커뮤니티에서 이름대신 닉을 부르는것에 몸서리를 치며..
  난 Nasty님이긴 하지만 이전 내 청소년기때 온라인상에서 불리던 나의 이름..
  '안'세진 이라고 불리는것이 더 그리워졌는지도 모른다..
  그땐 실명제였으니..
  야간비행을 듣다 잠시 잡념에 빠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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